대한민국 정부를 바꿔라
저자 이창길, 최진욱, 문명재, 박진 외 분류
발행 올림 저자소개 행정학자
책 표지
목차 및 서평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정부와 공무원은 왜 변하지 않는가

“개혁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격렬히 저항하지만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개혁에 미온적인 지지만을 보낼 뿐이다.”
마키아벨리는 개혁에 대해 이렇게 갈파했다. 손해 보는 계층은 그 범위가 명확하고 잘 조직되어 있는 반면, 수혜 계층은 이득 보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연금개혁만 해도 그렇다. 연금 혜택을 줄이고자 하면 모든 가입자가 격렬히 저항하는 데 반해 건전 재정의 혜택을 볼 미래 세대는 찬성은 고사하고 개혁의 필요성을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까닭에 개혁을 추진하는 주체는 적지에서 싸우는 것처럼 동지는 없고 적만 있다. 그래서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공공부문의 개혁은 개혁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경우에 속한다. 공공부문은 대체로 신분이 보장되어 있다. 망할 우려도 없고 상급자가 쉽게 해고시킬 수도 없다. 그러니 긴장감도 떨어지고 굳이 기존 질서를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철밥통’에 비유하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공무원은 ‘복지부동’으로 ‘무사안일’하게 기존의 규정과 관행을 답습하면서 변화의 사각지대에 남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공무원 개인의 문제일까? 정말로 공무원은 영혼이 없는 존재일까? 무사안일이 영혼 없는 공무원 개인의 문제라면 이는 사람을 바꾸면 해결될 일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인적 교체와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무사안일은 여전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무사안일이 개인의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우리 사회와 정부조직의 문화가 그들의 영혼을 잠재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밈’을 바꿔라!
-실패하기 쉬운 정부 혁신의 성공 조건

<대한민국 정부를 바꿔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추진해온 개혁이 왜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가에 대한 근본 원인을 밝히고, 국민이 원하는 ‘유능한 정부’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를 면밀히 파헤친 책이다. 한국조직학회에서 활동하는 16인의 행정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조직의 문제를 깊게 들여다보고, 공무원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문화의 실체를 밝히면서, 정부와 공무원을 변화시키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의 ‘밈(meme)’을 바꿔야 한다. 우리 정부조직에 내재한 문화적 유전자를 바꿔야 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일시적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들이 주제를 4가지로 나누어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정부와 공무원들의 행태는 무엇인가, 반복되는 문제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가, 딜레마에 빠진 변화관리의 현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변화와 혁신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각자의 연구 분야에 따라 핵심 부분을 파고들었다. 무사안일, 권한위임, 예산과 인력, 사생활, 권위주의, 정실문화, 위원회, 지방자치, 채용과 평가?승진 등의 인사, 부패, 전자정부, 개혁주도기관 등이다.
정부조직과 공무원이 좀처럼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잦은 조직 개편, 형식적 권한위임, 일상화된 권위주의, 배타적 정실문화, 중앙집권적 시스템, 고질적인 부패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공공성’과 ‘효율성’의 딜레마에 기인한다. 성과관리만 해도 그렇다. 민간기업에는 경제적 이윤 추구라는 명확한 목표가 존재지만 공공조직의 목표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해야 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추진 과정에서도 이익단체들의 정치적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결국 난맥상이 초래되거나 용두사미로 끝나고 만다.
변화와 혁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3개층의 리더십이 확립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리더십, 장관의 리더십, 개혁주도기관의 리더십이다. 대통령은 여론의 흐름을 살피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타이밍에 맞게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어야 한다. 장관 역시 부처의 이익을 수호하는 ‘골목대장’이 아니라 책임 있는 국무위원의 시각으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개혁주도기관은 농경민처럼 자신의 논밭에 제한되지 말고 수렵인처럼 활동 범위를 넓혀 전면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민간의 계약직 공무원과 직업공무원을 혼합하여 조직을 구성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의 장점을 개혁작업에 쏟아부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아인슈타인은 “세상에서 가장 바보스러운 일은 같은 일을 계속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행태를 반복하는 공무원들에게, 그리고 그들이 몸담고 있는 정부에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공무원과 정부의 변화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정부의 무능함을 새삼 확인했고, 이후에도 정책의 실패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재정도 무너지고, 신뢰도 무너지고, 희망도 같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의 정부’를 ‘희망의 정부’로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정부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이 세금을 아까워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우리 국민이 원하는 정부의 변화와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 제시되어 있다. 그것은 오랫동안 정부조직을 연구해온 저자들의 꿈과 소망의 지도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기에서 제시한 꿈과 소망들이 하루아침에 실현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중에서 어느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실현된다면 우리 모두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어렵고도 외로운 개혁과제를 이끄는 대통령, 충돌하는 안팎의 요구들을 조정하여 변화를 도모하는 정부조직의 장들, 공과 사의 불편한 경계에서 갈등하는 공무원들은 물론, 정부와 함께 공유와 개방, 협력이라는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를 실현해나갈 국민들이 다 같이 읽고 변화와 혁신의 한 걸음을 내딛는 데 유용한 지표로 삼을 만한 책이다.

책속으로 추가
부처별 특성에 적합한 인재를 적기에 선발하기 위한 공직예비시험제도 실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직예비시험은 각 부처의 채용예정 인원보다 많은 합격자를 선발하여 예비합격자 인재풀(pool)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각 부처가 수시 면접을 통해 자기 부처의 특성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채용 방식이다(오성호 외, 2007: 134). 먼저 매년 부처별·직류별로 채용 인원을 확정 공고하고, 합격자들에게 면접시험에 지원할 수 있는 유효기간을 명시해주고, 각 부처에서 자율적인 면접을 거쳐 적임자를 임용하면 된다. p.183

현재 공공부문에서 활용하고 있는 성과관리시스템은 공공조직에서 태동한 것이 아니고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성과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기업과 공공기관의 차이만큼이나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공공기관의 다중적 조직 목표와 결과는 기업에서처럼 가시적 재무제표나 단기적 성과 달성 여부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p.209

“세상에 공정한 인사가 어디 있나요? 자기가 안 되면 불공정한 거예요.”
“기초자치단체는 달라요. 줄 안 설 수 없고, 줄 안 서면 힘듭니다.”
“부처 장악요? 인사를 공정하게 하면 됩니다!”
“공정한 인사가 별거 있나요? 원래 하겠다는 대로만 하면 돼요!” p.211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이 10년쯤 재직하면서 혁신을 이끈다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공기업 사장은 임기가 3년, 장관은 1∼2년이 보통이다. 기관장이 혁신을 위해 노력하더라도 직원들은 시늉만 하면서 참고 버티며 기관장이 바뀌길 기다린다. 물론 기관장의 임기가 짧다고 해도 혁신에 동참하지 않는 직원이 쉽게 노출된다면 바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은 민간에 비해 수치화된 개인별 성과지표를 만들기가 어렵고 개인보다는 조직이 공동으로 하는 일이 많아 혁신 시늉만 하는 직원을 골라내기가 어렵다. 설사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 해도 혁신을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보상을 주기가 어렵다. 승진과 보수가 대부분 연공서열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개혁을 추진하려고 해도 손해 보는 계층이 정치권으로 달려가 결국 정치권이 변화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와 같이 공공부문 개혁은 아주 어렵다. 공공부문 개혁에 전략적인 사고가 더 요구되는 이유다. p.230

부패는 언제나 은밀하고 복잡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해결하기가 무척 어렵다. 정부에서도 공직자의 부패 문제는 최대의 난제 중 하나다. 부패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개인의 탐욕, 부패에 관대한 사회문화, 제도의 허점, 절차의 미흡, 민주주의 미성숙 등 복잡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나타나는 부패를 하나의 처방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부패 해결의 전략이 전방위적이고 총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p.257

전자정부사업은 여러 부처가 관련되어 다양한 이해관계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특징을 갖는다. 기존 업무에 첨단 정보기술을 응용함으로써 일하는 방법을 혁신하여 관련 기관들 사이의 업무상·조직상 칸막이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한편으로 네트워크 기술에 기반하여 다양한 조직과 업무를 연결하기 때문에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이견이 자주 발생하는데, 그 과정에서 관료제 행태가 나타난다. 이는 정책 방향과 연계된 경우도 있고, 대립하는 기관들 사이의 영역 확대를 위한 싸움인 경우도 있다. p.272~273

공유와 개방, 협력의 국정 운영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길은 추진 사업에 대한 변화관리와 상시적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정부부처별로 핵심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의 집행과 평가를 통해 해당 성과를 전체 부처로 확산시킬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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