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지순 원장 "늘어난 플랫폼 노동자 위한 노동법 필요"
작성자 디지털타임스
등록일 2020-07-27 16: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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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중구 삼일로 안민정책포럼 강연실에서 '포스트코로나시대 노동법의 과제와 현 정부 노동정책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안민정책포럼 제공

안민정책포럼 조찬세미나
"개혁·검토없이 국제노동기구 협약비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과 같은 두려움"

플랫폼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는 등 일하는 방식이 달라짐에 따른 노동규칙 개혁이 불가피한데 이런 개혁과 검토 없이 국제노동기구(ILO)협약 비준을 서두르는 것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고려대 노동대학원장)는 24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포스트코로나시대 노동법의 과제와 현 정부 노동정책의 문제점'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배달의 민족 배달부, 학습지 교사, 가사도우미 등 각 분야에서 플랫폼 노동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재택근무형태가 확대되는 등 일하는 형태가 바뀜에 따라 고용이 해체되고 있지만 이런 추세에 맞춰 노동법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직접 고용, 풀타임, 정년보장을 전제로 하는 기존 노동법 때문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게 되고, 다수의 불안정 취업자로 인한 사회적 갈등 양산, 기업 내 갈등 확대, 감염병 확대에 따른 위기대응 능력 결여, 소모적인 대규모 법적 분쟁 야기 등의 초래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지적하고 노동법의 현대화와 다층화 등을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특히 ILO 협약비준을 내부적 개혁과 공론화 없이 서두르는 것은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과 같은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고자나 퇴직자들의 노동조합가입을 허용할 경우 노조가입 범위의 기준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다른 회사퇴직자 등 일반 실직자들 무제한 가입할 수 있어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는 또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이 삭제되고 근로시간 면제 제도가 개정되면서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파트타임 근로자의 무제한 전임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미래 노동법과 관련 △신 산업구조에 맞는 모델로 현대화 △취업형태 변화에 따른 다층화 △근로계약기본법의 제정 △노사자율규제확대를 통한 근로자 대표제 개선 △감염병 유행 시 위기 대응할 탄력적 입법 등 5개 개혁모듈을 제시했다.

발표 후 이어진 토론시간에서는 진념 전 부총리가 "ILO협약 비준은 시한폭탄과 같은 것인데, 이해관계자들의 진지한 토론이나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진 전총리는 "ILO협약은 산업화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디지털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사업장 단위서 노조전임자에게 근로시간을 면제해주고 임금을 주는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라며 "ILO비준에 앞서 좀 더 진지한 논의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독일, 덴마크 등 선진국들이 노동개혁에 성공한 시기는 진보정부 때였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도 지금이 노동개혁의 적기라며 아쉬워했다.

안민정책포험은 매주 금요일 마다 시대적 이슈와 사회 각 분야 이슈를 발굴해 조찬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 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다.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은행연합회장과 경영자총협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다음은 박지순 교수의 강연요지>

지금은 디지털 산업혁명에 COVID-19가 겹친 복합위기의 시대이다. 당장은 방역과 재난구호에 정책이 집중되어 있지만 코로나 대유행의 안개가 걷히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예전의 사회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언택트와 온택트 사회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그에 따라 가장 큰 변화가 이뤄질 영역이 노동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그에 걸맞는 노동규칙의 변화를 요구한다. 노동의 방식과 규칙은 1차산업혁명 이래로 끊임없이 진화하여 왔다. 1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기계화를 의미한다. 노동법은 여기서 출발했다. 2차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대량고용시대를 열었다.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이 노동법의 새로운 중심이 되었다. 1970년대 이후 서구에서 인터넷보급이 시작되면서 종업원의 경영참가와 일하는 방식의 유연화가 결합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디지털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도 한다. 이 시대의 노동세계의 키워드는 해체이다. 노동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해체되고 있다. '고용' 중심의 노동시장도 해체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자영노동의 급속한 증가 때문이다. 과거 공장제 노동 시대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은 플랫폼 시대의 노동기준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노동법은 여전히 강고하다. 국가의 획일적, 강행적 표준의 요구로 노사자율과 사업장자치는 불가능하다. 노사가 스스로 만든 규칙도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불안정하고 경직된 노동규칙으로 노사갈등이 증폭하고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며 결국 일자리의 감소로 연결된다. 플랫폼노동의 확산에도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 전통적 산업노동을 대상으로 하는 현행 노동법의 사각지대가 커지는 이유이다. 플랫폼노동자는 안정적인 직업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디지털 산업혁명과 코로나대유행의 시대에 노동법제도(노동규칙)의 혁신을 위한 5개의 과제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새로운 산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에 맞춰 노동법을 현대화하는 것이다. 사업장은 시간과 공간의 해체가 진행중이다. 유연근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런데 우리는 다시 아날로그적 통제와 규율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노동법은 그들에게 생존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과감하게 노동법의 적용을 예외로 인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두 번째 과제는 취업형태 다양화를 반영하여 노동법을 다층화하는 것이다. 현행 노동법은 all or nothing 구조이다.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근로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취업자들에게는 그들의 몸에 맞는 옷이 필요하다. 고연봉전문직 화이트칼라 근로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적용제외(Exemption)를 인정하고, 경제적으로 종속된 1인 사업자들과 플랫폼노동자에게도 휴식과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세 번째 과제는 일하는 모든 국민들을 위한 기본적인 계약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소득활동을 통해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취업자들이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직업인으로서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공정한 계약규칙을 만들어 가야 한다.

네 번째 과제는 노동조합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종업원대표 또는 근로자대표를 통한 사업장의 자치를 확대하여 새로운 집단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산업별, 지역별로 근로조건의 기본적 틀을 형성하는데 집중하고 사업장단위에서는 근로자대표들이 사용자와 머리를 맞대고 공존과 상생의 규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끝으로 앞으로도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코로나대유행과 같은 위기국면에 기업과 근로자들이 신속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규제 등에 대한 한시적 규제 완화 및 근로자의 재택근로를 넓게 허용하는 위기대응 노동법이 필요하다.

<다음은 박지순 교수의 강연요지>

지금은 디지털 산업혁명에 COVID-19가 겹친 복합위기의 시대이다. 당장은 방역과 재난구호에 정책이 집중되어 있지만 코로나 대유행의 안개가 걷히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예전의 사회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언택트와 온택트 사회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그에 따라 가장 큰 변화가 이뤄질 영역이 노동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그에 걸맞는 노동규칙의 변화를 요구한다. 노동의 방식과 규칙은 1차산업혁명 이래로 끊임없이 진화하여 왔다. 1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기계화를 의미한다. 노동법은 여기서 출발했다. 2차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대량고용시대를 열었다.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이 노동법의 새로운 중심이 되었다. 1970년대 이후 서구에서 인터넷보급이 시작되면서 종업원의 경영참가와 일하는 방식의 유연화가 결합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디지털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도 한다. 이 시대의 노동세계의 키워드는 해체이다. 노동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해체되고 있다. '고용' 중심의 노동시장도 해체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자영노동의 급속한 증가 때문이다. 과거 공장제 노동 시대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은 플랫폼 시대의 노동기준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노동법은 여전히 강고하다. 국가의 획일적, 강행적 표준의 요구로 노사자율과 사업장자치는 불가능하다. 노사가 스스로 만든 규칙도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불안정하고 경직된 노동규칙으로 노사갈등이 증폭하고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며 결국 일자리의 감소로 연결된다. 플랫폼노동의 확산에도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 전통적 산업노동을 대상으로 하는 현행 노동법의 사각지대가 커지는 이유이다. 플랫폼노동자는 안정적인 직업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디지털 산업혁명과 코로나대유행의 시대에 노동법제도(노동규칙)의 혁신을 위한 5개의 과제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새로운 산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에 맞춰 노동법을 현대화하는 것이다. 사업장은 시간과 공간의 해체가 진행중이다. 유연근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런데 우리는 다시 아날로그적 통제와 규율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노동법은 그들에게 생존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과감하게 노동법의 적용을 예외로 인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두 번째 과제는 취업형태 다양화를 반영하여 노동법을 다층화하는 것이다. 현행 노동법은 all or nothing 구조이다.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근로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취업자들에게는 그들의 몸에 맞는 옷이 필요하다. 고연봉전문직 화이트칼라 근로자에게는 적극적으로 적용제외(Exemption)를 인정하고, 경제적으로 종속된 1인 사업자들과 플랫폼노동자에게도 휴식과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세 번째 과제는 일하는 모든 국민들을 위한 기본적인 계약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소득활동을 통해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취업자들이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직업인으로서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공정한 계약규칙을 만들어 가야 한다.

네 번째 과제는 노동조합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종업원대표 또는 근로자대표를 통한 사업장의 자치를 확대하여 새로운 집단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산업별, 지역별로 근로조건의 기본적 틀을 형성하는데 집중하고 사업장단위에서는 근로자대표들이 사용자와 머리를 맞대고 공존과 상생의 규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끝으로 앞으로도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코로나대유행과 같은 위기국면에 기업과 근로자들이 신속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규제 등에 대한 한시적 규제 완화 및 근로자의 재택근로를 넓게 허용하는 위기대응 노동법이 필요하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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