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일해도 가난”에 최저임금 1만원 찬반 3:6 → 4:5
작성자 중앙일보
등록일 2017-12-28 15:52:42
조회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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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공약 지켜야 하나

‘우리는 서로 다르다’가 아니라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는 진영 논리가 판친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선 국가 개혁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중앙일보는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의 하나로 ‘2017 이슈 배틀’ 시리즈를 싣고 있다. ‘2017 이슈 배틀’은 중앙일보와 한국사회과학협의회·안민정책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는 SSK 네트워킹지원사업단이 주관한다. 열 번째 주제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1Round

문 대통령 “2020년엔 1만원으로”
찬성 4 반대 5로 팽팽하게 출발  

◆사전투표=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2017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이다. 3년 내 1만원이 되려면 연평균 15.7%씩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인상폭으로 임기 첫 해엔 1만원을 향한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찬성 측에선 “주요국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인 만큼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빠르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측에선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12월 8일 ‘2017 이슈배틀’ 열 번째 토론이 열렸다. 이날 주제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지켜야 하나’를 놓고 사전투표를 했다. 판정단 4명이 ‘찬성’을, 5명이 ‘반대’를 택해 팽팽하게 출발했다

2Round

“과거 볼 때 터무니 없는 인상 아냐”
“왜 1만원인지 설명 못해” 1명 반대로
◆전문가 의견 청취=찬성 측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가 선공에 나섰다. 김 교수는 “대선 유력 후보 5명 모두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고 말했다.
   
“달성 시기를 차치하더라도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했다는 의미다. 최근 3년 평균 인상률(7.5%)로 계산해도 2023년이면 최저임금은 1만원이 된다. 15% 이상의 인상률은 과거에도 4차례 있었기 때문에 터무니 없는 조치로 보긴 어렵다.”
  
반대 측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도 밀리지 않았다. 김 이사는 “왜 하필 1만원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공약이니 하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최저임금 근로자의 25%만 취약계층(1~2분위)에 속해 있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저소득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득 양극화 해소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에 김 교수는 “초기엔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10% 미만이었지만 2017년엔 17.4%까지 늘었다”며 “그런데도 최저임금은 1인 가구 생계비의 77.4%, 가계지출의 70.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당장 중소기업 등이 최저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면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특별한 기술이 없는 취약계층이 도리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맞받았다.
   
전문가가 자리를 떴다. 사전투표에서 찬성을 택했던 판정단④는 “최저임금을 근로자의 입장에서만 살펴봐선 안 된다는 지적에 공감했다”며 반대로 이동했다.
   
3Round

“소비성향 높은 저소득층 임금 오르면 경제에 도움”
“무리한 인상은 구조조정 불러 … 고용 감소 불가피”
◆집중토론=반대 측이 선공에 나섰다. 판정단⑥은 “7%씩 올리다가 16% 인상해놓고 예산 3조원을 투입해 부담을 줄이겠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대체 왜 2020년이고, 대체 왜 1만원인가? 대선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은 감성적일 수밖에 없다. 덮어놓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면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수도 이전, 4대강, 반값등록금 등이 얼마나 많은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나? 근로자만 경제 주체가 아니다. 속도조절은 불가피하다.”<판정단⑦>
   
찬성 측 판정단①은 “저임금 노동이 구조화하는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가장 능동적인 대처법”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소득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소득 중 소비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임금을 올리면 나라 경제 전체에도 긍정적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다. 지금은 믿고 맡길 때다.”<판정단②>
   
이에 대해 판정단⑧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업환경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맞받았다
  
“자영업자 지출의 약 80%는 임대료·재료비 등 고정비용이다.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이 와중에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벼랑 끝에서 미는 것과 같다. 단순 주문이나 현금 결제를 기계가 대체하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주유소 직원, 아파트 경비원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고될 사람들이 진짜 피해자다.”<판정단⑤>
   
그러자 판정단③은 “인상 속도를 비정상으로 보는 건 그만큼 사용자와 기업이 인상을 억제해왔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반박했다.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노동시장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본소득 논의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시간제 근로자가 많아진다면 임금이라도 제대로 보장해주는 게 맞지 않나?”<판정단①>
   
판정단④가 “사회 부조리와 구조 변동의 책임을 도리어 약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판정단②는 “시장 실패를 커버하는 게 정부의 일이고, 재분배에 관한 문제는 효율성만으로 따질 수 없다”고 맞섰다
  
최종 투표가 시작됐다. 반대를 택했던 판정단⑨가 입장을 바꾸면서 결과는 찬성4, 반대5가 됐다. 첫 투표와 같았다. 판정단⑨의 공감을 끌어낸 건 판정단③의 이 한마디였다.
   
“일자리가 없어서 가난한 것도 문제지만, 일을 하는데도 가난한 건 더 큰 문제다. 빈곤선 아래에 머무는 근로자가 매우 많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분배 격차 문제를 그대로 두고 소득 3만 달러를 논한 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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