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우주 대항해 시대…신물질 통제로 富 거머쥘 것"
작성자 디지털타임스
등록일 2020-11-20 11: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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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훈 그랜드투어 대표가 13일 서울 삼일로 안민정책포럼 강연실에서 '왜 대항해시대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안민정책포럼 제공

정책연구모임인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우주를 향한 '제 2 대항해시대'의 가능성을 짚어보는 조찬간담회를 지난 13일 서울 삼일로 포럼 강연실에서 가졌다. 강연자는 문명탐험가로 활동하는 송동훈 그랜드투어 대표다. 송 대표는 "21세기는 경(京, 1조의 1만배)원 대의 부자가 탄생할 수 있는데, 우주를 개척해 새로운 물질을 통제하는 이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 대항해시대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600년 전 포르투갈을 필두로 시작됐던 대항해의 시대가 우주를 향해 다시 재현되고 있다며 21세기 패권은 제2의 대항해시대를 앞서가는 국가에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기자출신인 송동훈 대표는 '그랜드투어' 시리즈를 비롯해 '세계사 지식향연', '대항해시대의 탄생', '에게해 시대'등의 수많은 저서를 출간했고, EBS, SBS, KBS 등 방송출연, 기업 강연 등을 통해 세계 문명 탐험사를 들려주고 있다.

송 대표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은 제2 대항해시대의 선두주자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15세기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의해 시작된 대항해의 시대와는 달리 제 2대항해시대는 처음 대항해 시대가 인류의 역사에 끼친 것과는 궤를 달리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2030년을 목표로 우주 정거장을 발판으로 한 우주정착촌을 건설 중이며, 달 뒷면에 우주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중국도 2020년대는 화성탐사의 목표로 우주굴기를 구현하고 있다. 또 일본은 행성의 물질을 채취해 연구하며 소련, EU, 인도 등이 이 대 항해시대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런 제 2의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도 여전히 한국은 남의 나라 일처럼 구경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사회 리더 들 중 누구도 우주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고 지속적이며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지 않고 있는 것에 답답증을 털어 놓았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 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다.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은행연합회장과 경영자총협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다음은 강연요지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은 오랜 세월 세계사의 주역이었던 영국의 판테온이다. 튜더 왕조의 창건자인 헨리 7세와 엘리자베스 1세를 비롯한 역대 국왕들과 대정치가, 작가, 과학자, 예술가의 무덤 혹은 기념비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그곳에 들어서면 찬란했던 영국의 역사가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죽었으나 업적을 통해 불멸의 존재가 된 위인들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 중에 특히 내 눈길을 끄는 묘비는 데이비드 리빙스턴(David Livingston, 1813~1873)의 것이다. 어린 시절 세계 위인 전집을 통해 접했던 기억만 남아 있는 인물이었다. 묘비에 새겨진 그의 직업은 세 가지다.

'Missionary, Traveller, Philanthropist.' 선교사, 여행가, 박애주의자. 리빙스턴은 선교를 위해서 아프리카로 갔다. 아프리카가 궁금해서 여행을 했다. 아프리카를 알게 될수록 사랑하게 돼서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했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에, 왕들과 함께 묻혔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국인들은 이해한다. 리빙스턴은 1841년부터 1873년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프리카 내륙 곳곳을 여행했다. 리빙스턴 이전에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의 중부와 남부의 내륙 지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곳은 무지의 땅이었고 공포의 공간이었다. 리빙스턴으로 인해 아프리카 내륙의 사정이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해안가에 머물던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내륙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식민화가 본격화됐다. 영국이 앞장섰다. 특히 리빙스턴이 여행했던 지역 대부분은 대영제국의 식민지가 됐다. 아이러니다. 리빙스턴은 제국주의의 첨병이었던가?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리빙스턴이 가져다준 정보와 지식 때문이다. 리빙스턴을 통해 영국 사회는 아프리카 내륙의 사정에 대해 누구보다도 많이 알게 됐다. 정보는 더 많은 정보를 낳았고, 그렇게 축적된 정보는 지식으로 체계화됐다. '아는 것이 힘이다'는 빈말이 아니다. 아프리카를 알게 된 영국은 대륙의 가장 많은 부분을 지배하게 됐다. 여행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그는 아프리카가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가 되는 데 일조한 셈이 됐다.

여행은, 탐험은, 항해는 결국 그런 것이다. 호기심과 용기를 가지고 남이 가지 않았던 곳으로 나아가는 것. 스스로 길을 만들어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 무지에 대한 도전이며, 공포를 극복하는 위대한 행위다. 정보, 지식, 지배는 그 결과다. 유럽이라는 작은 대륙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소국小國들은 그런 과정을 거쳐 세계를 지배하는 강대국들로 성장했다.

지중해 문명권의 가장 변방에 위치해 있었던 포르투갈이 가장 먼저 시작했다. 항해왕으로 널리 알려진 엔히크 왕자가 진두지휘했다. 그들은 대서양으로 나아갔고, 아프리카 대륙을 따라 남하했다. 그들의 전진 하나하나가 최초였고, 역사가 됐다. 포르투갈의 '홀로 항해'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이웃 나라 스페인이었다. 이사벨 여왕의 결단이었다. 포르투갈보다 70년 이상 뒤처진 상황이었지만 여왕은 일거에 판세를 뒤집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통해서였다.

두 나라는 교황의 중재 하에 온 세상을 둘로 나눴다(토르데시야스 조약, 1494년). 교만에 가까운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세상은 두 나라 뜻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먼 바다 저편의 가능성을 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가 게임에 참전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으로 경쟁의 무대가 확산됐고, 유럽과 비非유럽 간 문명의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승자는 바다를 건너온 유럽이었다. 패자는 땅에 머물던 각 지역의 토착 문명이었다. 유럽인들의 용기와 욕망이 잉태한 폭력은 비극을 낳았고, 그 핏빛 비극을 자양분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역사는 이 시대를 대항해시대, 혹은 발견의 시대라 부른다.

대항해시대는 왜 중요할까? 대항해시대를 왜 알아야 할까? 그 시대가 낳은 결과가 너무나 심대했고, 아직까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 역사의 주도권을 차지한 서구 국가들과 그 후예 국가들이 여전히 선진국으로 인류의 문명을 이끌고 있다. 그들의 도전과 욕망에 희생된 문명들은 대부분 중·후진국에 머물고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지금, 제2의 대항해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대상은 우주다. 바다와는 비교가 무의미한 광활한 공간이다. 인류의 미래다.

국내 미디어를 통해서 소개되는 우주개발에 대한 뉴스만 봐도 현란할 정도다. 우주 시대의 선두 주자 미국은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건설 중이다. 이 우주정거장을 발판으로 달은 물론 화성으로 우주인들을 보내고 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계획이다. 기한은 2030년대.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의 도전도 거세다. '우주 굴기'를 국가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달 탐사선 창허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인류 최초다. 내년에도 창허 5·6호를 계속 달로 보내고, 2020년대에는 화성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의 소형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최근 지구로부터 2억 8000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소행성 '류구'의 표면에 착륙한 뒤 행성 표면의 암석 조각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지표 아래의 암석 조각을 채취한 후 2020년 말까지 지구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귀환에 성공한다면 소행성 연구가 비약적인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소련, EU, 인도도 우주개발의 주요 참전국에 속한다.

각국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의 우주로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이 스페이스X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래리 페이지는 우주 광물을 채취하는 또 다른 우주 기업 '플래니터리 리소시스'에도 투자했다. 투자 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30~50년 앞을 내다본 투자이기 때문이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우주 사업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창업한 블루오리진은 우주여행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1차 목표일뿐이다.

아마존으로 세상을 바꾼 기업가는 블루오리진으로 더 크게 세상을 바꿀 야망에 불타고 있다. 그는 2019년 2월 "태양계는 1조 명의 인류가 살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할 수 있고, 미래 인류는 우주 식민지에서 살 게 될 것"이라고 뉴욕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말했다. 허황되다고? 천만에! 1519년 마젤란이 향료 제도를 찾아 대서양을 건널 때 그는 지구의 바다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다. 지금의 인류는 태양계에 대해 마젤란이 바다에 대해 알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이다. 그토록 열악한 상황에서도 마젤란은 도전했고 세계 일주라는 위대한 위업을 달성했다.

불가능에의 도전! 추구하는 가치를 위한 희생! 지구상에 존재하는 종種 중 유일하게 호모 사피엔스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우주를 향한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강대국들과 베이조스, 머스크, 페이지, 브랜슨 등 선구자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혹은 그들의 뒤를 잇는 새로운 도전자들이 우주를 개척하고, 우주를 장악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 여파는 15세기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시작된 대항해시대가 인류의 역사에 끼친 것과는 궤를 달리할 것이다. 훨씬 심도 있고, 강력하며, 오래 지속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대한민국이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 중 누구도 우주와 미래에 대해 진지하고 지속적이며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지 않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15세기에는 우리를 비롯한 세계의 대부분이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던 변화에 무지했던 반면에, 지금은 우리를 포함한 세계의 대부분이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몰랐기 때문에 머물렀던 사람들과, 알면서도 머무는 사람들. 그 둘의 차이는 크다. 그 결과로 훗날 감당해야 할 현재 리더들의 역사적 몫도 천양지차일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다. 결국 우리의 다음 세대부터는 우주 시대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600년 전부터 바다로 나아가, 바다를 개척하고 세상을 쟁취했던 포르투갈과 스페인 두 나라의 이야기다. 유럽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비상했던 두 나라. 그들의 역사를 아는 것은 오늘의 변화를 이해하는 근간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미래를 대비하는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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