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희]G2 패권에 낀 한국의 갈 길은
작성자 매일경제
등록일 2020-06-11 16: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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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G2 패권에 낀 한국의 갈 길은

美·中서 줄서기 강요받아
미들파워 국가들과 힘 합쳐
경제·산업 안전판 만들고
자유무역원칙 굳건히 지켜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홍역을 앓고 있는 중에 미·중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2018년부터 지속된 관세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어디냐를 놓고 티격태격이다. 나아가 미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오는 9월 확대 개최하면서 한국 대통령을 초청했고, 또한 중국을 제외한 `경제번영연대(EPN)`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도 이러한 대(對)중국 견제 전략에 가담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70년 우방이고 중국은 한국 수출총액에서 27%를 차지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어느 한쪽 편에 쉽게 설 수 없을 정도로 다 중요한 국가들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할 때 어느 편에 서야만 될까?

국제관계에서 선택이 어려울 때는 늘 `진실`을 밝히고 `원칙`을 고수하며 나의 `상대적 위치`를 잘 알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해법을 발견하는 길이다.

먼저 진실 파악부터 보자. 그동안 한국의 생존과 발전 방식은 철저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방식이었고 대외무역을 활성화하는 쪽에서 길을 찾았다. 이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진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강대국들이 어떤 주장을 펴더라도 우리는 자유무역, 공정무역의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

다음은 원칙이다. 2차 대전 이후 세계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가 꽤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세계화 시대에도 G7, 세계무역기구(WTO),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이 세계적 난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도 G20 정상회의가 열려 공동 대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중 갈등, 코로나19 사태 등에 관해서도 주요국 정상들이 모여 지혜를 모으지 말란 법이 없다. 세계적 문제를 이제는 다자간에 풀어야 한다는 게 현대 국제사회의 원칙이다.

셋째는 우리의 상대적 위상에 대한 파악이다. 신기하게도 최근 한국은 아주 인기 있고 유능한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7대 무역국으로서 동서남북으로 차별 없이 거의 모든 나라와 호혜적 교역을 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에서 선방하고 있는 국가로 알려졌다. 우리의 방역 방식이나 치료법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가 많다. 한국은 경제뿐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 체육 등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BTS가 그렇고 영화 `기생충`이 그렇다.

진실과 원칙, 그리고 우리의 상대적 위상을 확인했다면 미·중 갈등 상황에서도 우리가 헤쳐나갈 길이 보인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진실과 원칙에 서 있는 한 우리는 동참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고 우리와 같은 수준의 중견국가들을 규합해 LMP(Leading Middle Powers) 그룹을 빨리 형성하는 것이다. 이들끼리만이라도 `무역량을 평년 수준만큼은 유지하자`는 결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우리 대통령이 이때 큰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국내 지지율도 매우 높으므로 주요국 정상들보다 국제적 발언권이 높을 수 있다. 미·중 갈등 속에서 만일 선택을 강요당한다면 위의 진실과 원칙, 그리고 우리의 위상을 고려해 일대일로(중국 측)건, EPN(미국 측)이건 서슴없이 가입한다는 의지를 밝히면 된다.


둘 다 옳은 일을 하기 위한 기구라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31년 전 우리나라 대통령과 호주 총리의 뜻이 맞아 APEC을 창설한 역사적 사실을 거울 삼길 바란다. 진실과 원칙, 그리고 우리의 위상을 무시하면서까지 우리의 선(善)한 리더십, 자주적 결단, 선의의 권고를 비판할 권리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G7 정상회의 초대를 수락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유장희 대한민국학술원 회원·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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