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박병원 칼럼] 임금이냐 일자리냐, 결단의 때가 왔다
작성자 디지털타임스
등록일 2020-07-09 13: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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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실적이 참담하다. 5월 전년 대비 취업자가 39만명 줄었다고 하지만 60대에서 30만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50대 이하에서 69만명이 준 셈이다. 확장청년실업률이 26.3%까지 올라갔다. 실업자가 13만명 늘어 128만명이라는데 실업자로 계산 안 되는 구직단념자 58만명, 아직 취업자로 잡히는 일시휴직자 102만명을 감안할 때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공약을 내세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임기내 최저임금 시간당 만원"을 쟁취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 엄혹한 상황조차도 공약을 못 지키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 것일까?

  공약이라면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공약이 있겠는가? 최저임금을 올려서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면 내수가 활성화되어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고, 기업은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만들고, 다시 이것이 내수를 늘리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일자리와 임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꿈이었다. 궁극적 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말이다. 코로나 사태를 핑계로 재정, 금융 양 부문에서 물불 안 가리고 돈을 퍼부어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역시 최종 목표는 득표가 아니고 "일자리 지키기"라고 했었다.

  "값이 오르면 수요는 준다"는 것처럼 통계나 증거가 없어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이미 취직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그 어떤 일도 아직 취직 못한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에는 불리하다"는 것도 그렇다. 노동도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준다. 이와 다른 통계나 증거가 나오면 그것은 분식이고 조작이다.

  2000년대 들어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 "이미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일만 해왔다. 행정부는 2001년 16.8%를 필두로 연평균 9% 이상의 가파른 속도로 최저임금을 올려왔고, 대법원은 통상임금의 정의를 대폭 확대해 임금인상을 가속화시켰으며, 국회는 정년 60세 의무화로 젊은이들의 취업에 결정적 타격을 가했다. 그 외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휴수당, 1개월 이상 근무 시 퇴직수당 등 이미 취직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크고 작은 조치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우리 경제가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게다가 이 모두의 바탕에는 "해고도 임금 조정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철통 같은 경직성"으로 기취업자를 보호하게 해서 기업의 고용 의욕을 꺾는 노동법 체계가 깔려 있다. 역대 정부가 모두 고용창출에 실패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제 2년도 남지 않았다. '임금정부'로 끝날지, '일자리정부'로서 성공할 지를 선택할 때다. 아직 늦지 않았다. 기업 투자 활성화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 책임은 코로나에게 돌리고 "좀 안 좋은" 일자리라도 지키고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월액으로 환산하면 180만원이다. 노동연구원의 추계에 의하면 2019년 최저임금을 못 받는 사람이 338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임금이 오르지 않아도 좋으니 취직을 하고 일자리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증거가 아닌가? 국민 세금으로 월 27만원을 주는 노인 일자리로 고용 통계를 분식하는 것 보다는 덜 구차스럽기도 하다.

  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전체의 10%를 조금 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측을 대표하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아직 취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좀 못한 조건, 좀 낮은 임금에라도 취직을 하고 싶어하는 것을 막을 권리가 누구에게 있단 말인가?

  기업에게 저임금에 고용할 자유를 주자는 게 아니다. 실업자와 미취업자에게 취업할 자유를 주자는 것이다. 개인에게 이런 선택의 자유를 주기 어렵다면 그 권한을 지자체에게 주면 된다. 전국 단위로 하나의 선택을 하는 것보다는 더 실정에 맞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전국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당분간 동결하고 그 이상으로 올릴 수 있는 권한을 각 지자체에 주자는 말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자체가 나서서 좀 낮은 임금에라도 취업을 원하는 지역주민의 염원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런 자유와 권한을 지역 주민과 지자체에 주자는 데 누가 반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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