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희]미들파워국가 정상회의 서울서 열자
작성자 매일경제
등록일 2020-09-17 14:44:10
조회수 23
추천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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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격돌·팬데믹 확산 속
세계 각국 각자도생 시대로
미들파워 목소리 키울 때
방역·무역모범국 韓 나서야


최근 세계의 정치·경제 질서가 몹시 어지럽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팽팽해지고 있어 이 두 나라와 관계가 깊은 국가들이 어느 편에 서야 할까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세계 경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위기 국면에 빠져 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역설적으로 향후 전개될 세계의 안보, 안전, 경제의 신질서는 미·중 양국이 아닌 제3의 국가들에 의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 국가에 캐스팅보트가 주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세기는 경세(硬勢)의 시대였음에 반하여 21세기는 연세(軟勢·soft power)의 시대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중 격돌이 무력 충돌로까지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이는 별로 없다. 중국은 아직 무력으로 미국과 한판 붙을 수 있는 실력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두 거물 간의 갈등은 `상식`과 `보편적 가치`의 수준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본다. 승패로 결론이 나기보다는 국제 여론의 향배와 이미 역사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질서의 편에 누가 더 가까운가로 판단될 것이다. 즉 장기적으로는 다자주의, 개방경제, 법치주의가 지켜지는 방식으로 결론이 날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이러한 상식과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국가들끼리 상호 협력할 때 미·중 간의 갈등도 저절로 봉합 또는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국가들이 그런 국가일까. 강대국은 아니더라도 힘의 논리가 아닌 연세의 논리를 믿는 중견국가(MPC·middle power countries)가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4만달러가 되는 국가가 대개 그렇다. 이른바 G20 국가 중 강대국을 빼고 나머지 국가가 이에 속한다. 이들이 한데 모여 힘을 합하면 미·중 갈등으로 어지러워진 세계 질서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중견국가 중 앞장서 줄 국가가 있는가. 필자는 한국이 바로 그런 국가라고 본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G20 국가 중 경제 규모 톱10에서 미국·중국을 빼고, 브렉시트로 혼란을 겪고 있는 유럽을 제외하고, 또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를 빼면 남는 국가가 일본, 브라질, 한국이다. 일본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국제적으로 신인도가 낮다. 브라질은 1인당 GDP가 1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나라다. 따라서 어려운 국제질서를 정상화시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앞장설 수 있는 나라는 현 상태에서 한국밖에 없다.

둘째, 한국은 이미 2010년에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은 나라다. 그리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 선도 국가로 많은 공을 세우고 있다. 무역질서를 담당하고 있는 WTO에서도 한국은 모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셋째, 한국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가장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더하여 한국의 영화, 예술, 스포츠 등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류 스타들은 코로나19로 우울증에 빠진 세계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있다.

위기는 기회를 낳는다고 했다. 지금이 우리나라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세계를 향해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우선 중견국가 정상들을 초대해 MPC 정상회의를 주재하기 바란다. 미·중 갈등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기존의 국제협약은 소중하게 지키면서 의연하게 세계적 중지를 모으는 데 앞장서기를 바란다. 회의는 온라인으로 해도 될 것이다. 국내 파당 싸움을 멈추고 세계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바에 부응하기 바란다. 한국은 더 이상 작은 나라가 아니다.

[유장희 대한민국학술원 회원·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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