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시장불신 정부과신
작성자 디지털타임스
등록일 2020-09-01 1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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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 前건설교통부장관·㈔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평등에 중점을 두어 다양한 경제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52시간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가 추진되고 있다. 공무원과 공기업직원 채용을 확대하고 단기 일자리 예산도 대폭 증대시켰다. 임금피크제와 성과급제 후퇴 등 기존 근로자 보호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안정정책으로 재산세 중과, 전월세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 대책 등으로 금년에만 3회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지출을 급격히 늘렸다.

이와 같은 정책들이 효과에 비해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소득은 줄어 소득격차는 커지고 있다. 기업 투자의욕은 떨어져 작년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보다 5배에 이르고 있다.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지속되며 전세는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로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작년 38%에서 금년 말 44%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의 경제정책들이 왜 기대만큼 효과가 나지 않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시장기능을 무시하고 정부규제를 과신한 데 있다. 현 정부는 출범 초부터 공무원 증원 등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좌파 인사들이 정부 실패는 과소 평가하고 시장 실폐를 강조한데 기인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정책당국자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도 '시장불신 정부 과신' 의식을 갖고 있다.

몇가지 예를 보자. 언론사 여론 조사를 보면 기업의 존립 목적에 대해 영리 추구라는 답변은 30%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고용증대, 소비자 복지 등으로 대답했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기업이 영리추구 조직이라는 점 자체를 잊은 것 같다. 기업이 고용증대나 환경보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 기업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불경기에 기업이 불가피하게 구조 조정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된다.

경제원리에 의하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정책당국자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가격은 원가+적정이윤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파트 분양가를 공개하고 이윤을 정부가 규제하라고 요구한다. 현재 우리나라만 다른 선진국에는 없는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다. 아파트가격도 다른 상품과 같이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신규 아파트가격이 아무리 낮아도 전체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건설 회사에 적정이윤만 허용한다면 불경기에는 손해본 것을 보상해주나?

사유재산 보호 인식이 결여 되어있다. 자본주의 핵심은 사유재산보호다. 헌법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유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그것은 신중히 행사되어야 한다. 예컨대 다주택자들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각종 지원책을 약속하고 소급하여 지원을 철회하려는 발상이나 대한항공이 보유한 부지를 서울시가 저렴하게 매수하려고 당초 용도를 변경하려는 행위 등은 사유재산권을 경시하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직도 일부 고위 공직자는 민간 기업을 정부기관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일전에 여당 간부가 저소득층을 위하여 전기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전력은 증시에 상장된 민간 기업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엄청난 적자를 겪고 있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대해 보상도 안하면서 간섭하는 것은 정부만능주의의 전형적인 예다. 이처럼 시장불신, 정부과신 의식이 팽배하다. 시장기능이 만능은 아니다. 시장의 실패는 정부가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정부의 실패가 훨씬 크다. 큰 정부인 공산주의가 시장경제인 자본주의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반시장 경제의식으로는 발전이 없다. 시장불신, 정부과신 의식이 반기업 정서, 정부 규제 남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 안타까운 것은 우리사회에 반시장 경제의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반시장적 정책을 남발하고 시민단체와 언론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 강조한다. 경제의식 개혁이 시급하다. 학교 교육부터 경제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아울러 기업, 언론, 시민 단체등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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